언론인연합협의회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이행을 위한 14개 부수법안에 서명한 29일 투쟁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여권을 맹공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청와대 앞에 집결, 이 대통령의 이행법안 서명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김진표 원내대표와 당 한미FTA 무효화 투쟁위원장인 정동영 최고위원, 노영민 원내수석 부대표, 김유정 홍영표 원내대변인 등 전ㆍ현직 의원 35명이 참석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김선동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통합연대 심상정 공동대표와 조승수 의원 등도 동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통령이 서명한다면 99％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이 정권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서명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은 헌법을 유린하는 한미FTA를 날치기 처리한 반(反)헌법 정당"이라며 "이행법안에 서명하더라도 모든 것은 내년 총선 이후 바뀐 국회에 의해 정지될 것이며, 정권교체 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이들은 이 대통령에게 성명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승강이가 벌어지자 현장에 나온 김효재 정무수석에게 이를 전달했다.

   한미FTA 무효화 투쟁위는 이어 영등포 당사에서 시ㆍ도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키로 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등 야5당은 한미 FTA 실무협상 책임자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의 협정준수 여부 확인에 소홀했다며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도 이행법안 서명을 집중 성토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서명을 옳은 일이라고 착각하는 것인지, 국민의 반대를 뚫겠다는 오기를 갖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이행법안에 날치기 서명하는 것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위험천만한 행태"라고 경고했다.

   오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맹공이 이어졌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피해산업 대책이 전혀 강구되지 않은 한미 FTA는 결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제주권과 공공정책도 한미 FTA에 의해 지장받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당과 국민의 결의를 굳건히 다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오늘 서명을 통해 이 대통령은 사실상 우리 국민으로부터 정신적으로는 정지된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에콰도르가 미국과의 FTA를 파기했고 국민 저항으로 대통령이 축출됐는데, 한국 국민이 못해낼 이유가 없다"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새해 예산안 등 현안 처리를 위해 등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재형 국회부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미FTA 무효화 투쟁을 계속해야 하지만 우리의 본분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며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를 막지 못한다면 (국민이) 민주당에 걸고 있는 한가닥 희망마저 거둘지 모른다.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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