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버지가 정치하시고 어머니도 내조로 그 역할을 했는데 부럽진 않았다. 보람은 있지만 자유도 없고…."라며 "그런데 IMF 사태가 났을 때 충격을 받았고 `피땀 흘려 여기까지 온 나라인데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느냐'라는 사명감이 들었다"며 정치 입문 동기를 설명했다.
한 학생이 `대학 때 미팅해봤느냐'고 묻자 "못해서 후회스럽다"고 솔직하게 밝히고 `그러면 사랑은 해봤느냐'는 질문에는 "그럼요. 안해봤다고 하면 그게 인간이겠습니까"라고 웃어넘기기도 했다.
한남대에서 `외부행사에서 계란맞을 수 있지 않느냐'는 한 학생의 우려에 대해 "그런 건 뭐…. 옛날에 테러도 당하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대에서 열린 특강에서는 오른쪽 뺨을 내보이면서 "지방 유세를 하다 칼로 베어, 아슬아슬하게 조금만 깊이 들어갔으면 오늘 여러분 만날 수도 없어요"라며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내 마음속의 사진'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는 준비한 흑백사진 여섯 장을 차례로 스크린에 띄워 놓고 사진들에 얽힌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첫번째로 한쪽 가지에만 이파리가 무성한 나무 사진을 보여주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뿌리부터 양분이 골고루 전달돼 능력이 발휘되는 사회, 그런 건강한 나무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대학시절 축제 때 찍은 사진도 보여주며 "공대에는 여학생이 너무 적다보니 행복한 착각을 많이 한다. 저도 제 (전자공학)과에서 꽤 인기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학생들의 웃음이 터졌다
박 전 대표는 30분가량 자신의 얘기를 먼저 꺼낸 뒤 나머지 1시간은 학생들이 종이비행기에 적은 메시지에 즉석 답변하는 등 이색적인 방식으로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 도중 "의원과 코털의 공통점을 아느냐. 신중하게 뽑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썰렁유머'를 던졌으나 반응이 신통치않자 "그러면 커플과 싱글의 차이점은 뭘까요. 커플은 커플링을 끼고 솔로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한나라당에 대한 젊은층의 싸늘한 여론을 반영하듯 학생들의 비판적인 시선도 쏟아졌다.
특강장 앞에선 대전지역 대학생 20여명이 `한미FTA 폐기하라', `한미FTA 날치기 주범, 근혜 공주님'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비준안 처리를 규탄했고, 박 전 대표가 도착하자 야유를 던지며 행사장 진입을 막아 잠시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은 특강에서도 한나라당의 비준안 표결처리를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동행한 취재진에게 "대학 와서 정치현안을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미FTA에 대한 언급을 꺼렸으나, 특강장에서 대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런 방식으로 통과된 것은 참 안타깝다. 우리 국익에 맞는 일이고 이번 회기에 돼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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