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닭에, 개구리들은 밴조와 기타를 연주하고, 의자에는 인어가 앉아 있다.

수잔과 콜만 버크의 물가 주택을 둘러싸고 있는 꽃들이 늘어선 돌길과 아치길, 울타리로 가려진 코너 가운데에서 발견하게 된 뜻밖의 요소들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닭은 토피아리인데 한번은 정원사가 실수로 머리를 잘라버렸지만 이제 다시 자랐다. 정원 한쪽 끝에 있는 사람과 비슷한 크기의 개구리들은 양철로 만든 것으로 센서를 작동시키면 버크가 녹음한 “헬로우, 돌리” 같은 노래들을 연주한다. (버크는 상업용 부동산회사의 창업자 겸 매니징 파트너다.) 돌로 만든 인어는 포도가 주렁주렁 늘어진 격자 울타리 아래 의자 위에 다소곳이 앉아있다.

“좋은 정원이란 뜻밖의 선물을 감추고 있는 정원이다. 그리고 그 선물을 찾기 위해서 우리는 걸어다녀야 한다.” 정원일에 열정적이며 뉴욕식물원 이사인 수잔은 말했다. 골프와 비행기 조종도 하는 그녀는 뉴욕 사교계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인물로 다채로운 유머감각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정원에 있는 인어를 “음란”하다고 표현했다.

뉴욕에 주로 거주하는 부부는 뉴욕 베드포드와 와이오밍 잭슨홀, 플로리다 주피터 아일랜드에도 집과 넓은 정원을 소유하고 있지만, 반(1/2)에이커의 이 정원은 최근 스미소니언박물관의 미국정원알카이브(Archives of American Gardens)에 등재되어 역사적 기록으로 남길만큼 독특하고 특별하다 여겨지는 7천개의 미국 정원 중 하나가 되었다. 부부의 정원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바닷가 근처에 살기 힘든 식물들만 심었는가 하면 전체적으로 매우 정교해 보인다는 점이라고 낸터킷 정원디자인회사의 줄리 조르딘은 말했다.

격식을 차린 조경과 돌벽들이 영국 아동소설에 나와도 어울릴 것만 같다. 나비 덤불, 백합, 꼿꼿한 자태의 클레마티스 등 각기 다른 키와 모양을 가진 꽃들이 길가 덤불과 관목들 사이로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고 있고 키 큰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거나 멀찍한 모서리에 위치한 구석들, 소원을 비는 우물과 돌 분수, 조각상 등 수많은 미술품과 장식적 요소들이 존재한다.

현관 바로 앞에 길이 80미터, 깊이 2미터의 움푹 들어가 있는 곳은 역사적으로 “하-하”라고 알려져있다. 구덩이의 존재에 깜짝 놀라게 된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하-하 안에 서 있으면 꽃과 식물들에 완전히 둘러싸이게 되며, 현관에 놓여있는 흔들의자에 앉으면 시간과 날씨에 따라 갖가지 색으로 변하는 바다 풍광이 (그 사이에 시야를 가리는 것 하나 없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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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해마다 여는 7월의 칵테일파티에서 주된 볼거리는 단연 정원이지만 1992년 825,000달러를 주고 샀을 당시 이곳은 습지대였다. 유명 건축가 로버트 벤투리에게 의뢰하고 70만 달러를 들여 1994년 약 100평 규모의 침실 3개, 욕실 4개짜리 집을 완공했다. 길고 가느다란 모양, 심플한 선, 천연건조된 나무지붕널, 간소화한 자재 등을 사용한 이 집은 어떤 방에서도 창문을 통해 바다가 보이도록 했다. 부지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따라가면 콜만이 마을에 갈 때 타는 보스턴 웨일러 모터보트가 정박해 있다.

부부의 집은 낸터킷 하버를 따라 있는 지역인 시모에 위치해 있으며 브랜트 포인트 등대와 오고가는 배들이 보인다. 시모에 있는 5.2 에이커 부지의 침실 6개, 욕실 5개짜리 주택이 90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와있다.

벤투리는 부부의 요구대로 집을 지었지만 정원에 대한 계획은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수잔은 친구이자 코네티컷 워싱턴에 홀리스터 하우스 가든을 만든 조지 쉘코프에게 연락했다. 쉘코프가 도착했을 때 이들은 와인을 여러병 마시며 새벽 2시까지 정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날 아침 쉘코프는 한 장의 종이를 들고 침실에서 나왔는데 그 종이에는 정원의 기초가 된 세 개의 선과 몇개의 불규칙한 동그라미가 그려져있었다.

좀체로 변하지 않는 집과는 달리 정원은 매년 여름 탈바꿈을 한다. 수잔이 항상 새로운 식물을 심고 이것저것 바꾸는데다 식물들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죽거나 토끼의 먹이가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이 정원에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를 계산하기는 힘들지만, 낸터킷 정원전문가들에 따르면 보통 정원은 크기에 따라 10,000~100,000달러의 초기 비용이 들고 매월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도 수천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수잔은 앞에 텃밭도 만들 계획이다.

수잔이 “매년 꼭 필요한 것이라고 남편을 설득해 무언가를 추가하곤 한다”고 말하자 콜만이 “정원을 시작하기 전에는 의복비 지출이 많다고 생각했었다”고 농담했다.

수잔은 자신의 강적에 대해 자주 얘기하는데 바로 토끼들이다. “토끼 비극”이라 부르는 목록에는 애지중지하던 검은 접시꽃을 토끼들이 ‘살해’한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에도 현관에 토끼들이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상했다는 그녀는 “이제 조만간 우리집 가구 위에 올라앉아 경치를 감상하는 토끼들을 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